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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저 - 영웅 백범

 

▶ 책소개

한민족의 영원한 스승이자 지도자, 백범 김구의 일생!
한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백범 김구』. 오랫동안 백범을 연구하고 그의 정신을 세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백범맨’ 홍원식이 백범의 최측근들과의 인터뷰와 각종 사료를 기반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백범의 모습과 그 사상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2000년 《소설 백범 김구》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 있는 이 작품은 2004년에는 정식으로 북한에 6천 권이 기증된 바 있다는 점에서 남북한이 함께 읽는 백범 이야기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문화의 힘을 키워 독립적인 국가의 건설을 꿈꾸었던 백범 김구. 《백범일지》를 미래지향적으로 재해석한 이 소설은 그가 살았던 시대 상황과 당시 그의 위상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징을 살려 백범의 일생을 사건 중심으로 전개하며, 짧은 호흡으로 흥미진진하게 백범의 정신을 전한다. 또한 지도자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아들이자 남편, 아버지로서 백범의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쉽고 재미있게 백범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도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 저자소개

저자 : 홍원식
저자 홍원식은 1962년 생. 통일 헌법 이념으로서의 백범 사상을 연구하여, 국내 최초로 백범 전공 법학박사 학위(국민대)를 취득하였다. 중학 졸업 후 3년 동안 청소년 노동자 생활을 했던 저자는 세상의 모든 이는 평등하고, 누구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백범 사상에 큰 영향을 받아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10개월 만의 준비 기간 끝에 대학에 진학하였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초빙교수 및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남북공동백범추모행사를 기획하여 10여 차례 남북을 왕래하면서 남북관계 전문가로 활동했다. 또한 소외계층의 무료 법률자문 및 (사)세계밀알연합 등 여러 단체를 위한 법률 자문과 전국 순회 ‘백범’ 강연을 통해 '백범 정신'을 실천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백범 정신’은 청소년 노동자였던 자신을 남북을 오가는 법학자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라고 단언하는 필자를 남·북한의 지인들은 ‘이 시대의 진정한 백범맨’이라 부른다.

 

▶ 목차

제1장 청년 김구
동학군의 어린 장수 세상으로 나아가다
청나라 기행
첫사랑과의 인연
의리를 선택하다
치하포 의거
감옥에서 감옥으로
역사적인 신문
학교가 된 감옥
살아남은 사형수
탈옥의 날
방랑의 시절
아버지와의 사별
안신호와의 만남
다시 홀로 서다 
제2장
제2장 백범으로 거듭나다
신여성 최준례
김구의 결혼
애국 운동을 펼치다
깨어나시오!
세 번째 투옥
내 정신만은 앗아 가지 못하리라!
15년 형을 선고받다
백정범부(白丁凡夫)로 다시 태어나다
자유의 몸이 되다딸 화경을 잃다
백범의 귀농 생활
불모지에 일으킨 놀라운 변화
제3장
제3장 임시 정부의 문지기가 되고 싶소
상해 임시 정부
가족에게 드리워진 그림자
아내를 하늘로 떠나보내다
위기를 맞은 임시 정부
임시 정부의 재도약
열혈 청년 이봉창
백범과 이봉창의 동경 의거
대한의 정기 윤봉길 의사
제4장
제4장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
상해 탈출
피신의 세월
백범을 사랑한 중국 여인 주애보
장개석과의 정상 회담
가족과의 재회
위태로운 남경 생활
폭격 속의 이별
가슴에 박힌 흉탄
대륙의 참상, 그리고 어머니
광복군 창설과 학도병
대한민국 최초 특전단의 국내 진공 작전
청천벽력 같은 일본의 투항 소식
제5장
제5장 작전명 최후의 만찬, 블랙 타이거를 제거하라
비통한 환국과 뜻밖의 환송
백범을 기다린 미군 장갑차
고국에서 맞는 첫 새벽
환국 기자 회견
북행 담화문
애국 투사의 마지막 절규
38선을 베고 쓰러질지라도
백범과 김일성의 남북 정상 회담
백범, 김일성에게 ‘제3의 이념’을 설파하다
블랙 타이거를 제거하라
작전명 ‘최후의 만찬’
영웅의 마지막 운명
내 가슴을 쏴라!
한 알의 썩어질 밀알이 되어
통곡의 노래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참고 자료 및 인용문 출처

 

▶ 출판사서평

한민족의 영원한 스승이자 진정한 지도자, 
백범 김구의 일대기

“왜 우리는 지금 다시 김구에 주목해야 하는가!”
《영웅 백범》은 남북한이 공통으로 존경하는 민족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백범맨’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그를 연구하고, 백범 정신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온 작가는 《영웅 백범》을 통하여 《백범일지》를 ‘미래지향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백범은 분단 조국의 진정한 통일(통합)을 일궈 낼 수 있는 최상의 인적, 이념적 대안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통합주의(삼균주의)’로 요약할 수 있는 백범의 사상은 ‘개인과 개인이, 민족과 민족이, 국가와 국가가 서로 대등하다는 인식하에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포용하면서 존중할 때 참으로 행복한 세상이 열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영웅 백범》은 분단 한국의 대통합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백범 김구 사상의 진면모를 알리면서, ‘백범 김구 선생과의 새로운 만남’을 열고자 한다. 

《백범일지》에서 밝히지 못한 백범 김구의 리얼 스토리
오랫동안 백범을 연구해 온 작가는 《백범일지》에서 못 다한 이야기, 백범 김구에 관한 리얼 스토리를 《영웅 백범》에 담아냈다. 이는 백범을 최측근에서 모셨던 분들과의 인터뷰와 각종 사료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리가 몰랐던 백범을 실감나게 재현해 냈다. 문화의 힘을 키워 독립적인 국가의 건설을 그토록 꿈꾸었던 백범 김구. 그가 살았던 시대 상황과 당시 김구의 위상을 《영웅 백범》은 매우 디테일하고 흡인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그중 다음의 네 가지 사항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패전한 자국의 전후 복구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스탈린을 끌어들여 한반도 분단을 획책한 일제의 역사적 진상
□중국의 우파(국민당)의 수장인 장제스와 좌파(공산당)의 최고 수뇌부인 저우언라이, 양측과 맺었던 감명 깊은 우의
□백범 김구 암살 당시의 긴박한 상항과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김구가 피격 현장에서 보인 단호하고 결연한 모습
□1948년 김구와 김일성 간의 평양 회담에서 오간 디테일한 대화 내용

일제가 항복 직전 스탈린과 내통하여 한반도를 분단시킨 뒤 6·25 전쟁을 유도하여 패전 일본 복구의 발판으로 삼는 과정, 일제의 항복으로 환국을 앞둔 김구 주석과 임정 요인들을 위해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 수뇌부가 각기 준비한 환송 만찬 자리에서 백범 선생이 저우언라이 및 장제스와 우의를 다지는 장면의 묘사, 1948년 4월에 있었던 김구 주석과 김일성 위원장의 ‘양김 회담’에서 주고받은 대화의 재현,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한 ‘백범 암살 작전’의 전모와 암살 현장의 생생한 묘사 등은 이 책이 특화한 독보적 내용들이다.

희망의 아이콘, 김구! 그에게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리더십을 배운다!
중국 및 일본과의 영토 분쟁,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무척이나 불안하다. 현재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는 통일을 이룩하여 자주적·문화적 발전으로 전 세계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양극단의 남북한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제3의 이념은 무엇인가.”, “통일 한국을 이끌어 갈 진정한 국가 지도자상은 무엇인가.” 현 시점에서 남북한 동포들의 공감대를 이루며 이 문제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백범 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동서남북으로 분열되어 있는 민족 성원들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는 소명을 이뤄 낼만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의미에서 김구에 대해 다시금 주목해야 할 시대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남북한이 함께 읽는 백범이야기

이 책은 남북한이 함께 읽는 백범에 대한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소설 백범 김구》(상, 하)라는 제목으로 2000년에 출간된 적이 있는 이 작품은 지난 2004년 정식으로 북한에 6천 권이 기증된 바 있다. 당시 남한 작가가 쓴,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김구라는 인물을 다룬 책이 분단 이후 최초로 다량 북한에 제공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소설 형식으로 청소년과 청장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백범일지의 미래지향적 재구성!
이 책은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장점을 살려 백범의 일생을 사건 중심으로 전개하며, 짧은 호흡으로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백범의 정신을 전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 필독서이긴 하지만 선뜻 읽어 나가기에 그 수준이 녹록치 않은 《백범일지》에 비해 보다 쉽고 친숙하게 백범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권장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아들이자, 남편이요, 아버지로서 백범의 인간적 면모 또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우리 시대 청장년층에도 큰 감동을 안겨다 줄 것이다. 《영웅 백범》은 한 편의 흥미진진한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와 감동을 통해 평등과 화합을 주장한 백범의 사상과 정신을 자연스럽게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책이다. 

추천사
백범 김구 주석의 생애와 사상, 그 철학을 통해 한민족의 근현대사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고 감명 받을 수 있도록 재조명하였다. 통합과 포용으로 시대적 가치를 일궈 낸 위인의 웅대한 삶을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은 세기를 넘어서 감동과 교훈을 주는 민족 지도자의 생애에 문학적 향기를 덧입힌 특별한 작품이다.
□김민하(전 중앙대 총장, 전 대통령 통일고문)

이 책의 강점은 단순히 백범에 관한 일대기에 그치는 아니라, 분단의 배경이나 임시 정부와 중국과의 관계, 백범과 김일성 간의 회담, 백범 암살 상황 등 아주 특별한 내용까지도 깊이 있게 담고 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백범과 그 사상을 연구해 온 저자가 법학자의 시각에서 풀어 쓴 새로운 스타일의 백범 이야기는 새 시대를 열어 갈 젊은이들에게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이수성(전 서울대 총장, 전 국무총리)

오로지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평생을 살다 가신 백범 선생님이지만, 그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애끓는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너무나 절절히 묘사되어 있다. 영웅 백범의 삶 한편에 자리한 가족의 눈물겨운 희생과 헌신, 그리고 이해와 배려는 이 시대에 주는 또 하나의 감동이다. 
□장상(전 이화여대 총장, 신학박사)

인간 백범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의 생생한 묘사와 역동적인 글의 전개가 대단히 흥미롭다. 새 시대의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기에 손색이 없는 내용이다. 기나긴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에도 여전히 강렬하고 커다란 울림을 내는 백범의 웅대한 메시지와 마주하게 될 때, 진한 감동의 여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필상(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 총장)

이 책에 담긴 백범의 모습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대통합의 행정가’로서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늘의 좌우 개념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였지만, 임시 정부 시절에도 분열되어 있었던 좌파와 우파를 묶어 ‘좌우통합 정부’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던 백범의 철학은 ‘대통합’이 필요한 21세기 우리 민족의 ‘새로운 희망’임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김기언(경기대학교 총장, 행정학 박사)

과거는 미래를 비춰 보는 거울이라고 한다. 한 인간이 고난을 이기고 인간적인 약점과 역사의 소용돌이를 극복하며 세상의 중심에서 변화를 꿈꾸고 이루었던 지도자 백범의 치열한 인생 역정에서 매우 큰 감동을 받았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되짚어 보는 귀중한 계기가 되었다.
□유종필(전 국회도서관장, 《세계도서관기행》 저자)

많은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오신 역사 속 영웅인 줄만 알았던 백범 선생님이 시대를 앞선 통일 한국의 미래 비전까지 제시하였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신선한 충격이고 감동이었다. 이 책의 강점은 위대한 한 인물의 삶과 무거운 역사를 소설 형식을 빌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는 데 있다.
□정재환(방송사회자, 문학박사ㆍ한글문화연대 공동 대표)

 

▶ 책 속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큰 뜻을 품었던 한 젊은이의 뜨거운 가슴은 회의와 좌절로 무너져 내렸다. 남은 것이라곤 주체할 수 없는 슬픔뿐이었다.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리는 고향 땅 언저리에서, 창수는 어머님이 손수 지어주신 명주저고리를 벗어 피로 물든 부하의 시신을 감싸 안으며 울분을 삼켰다.

김창수가 부리부리한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그의 범 같은 기세에 압도되어 어느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 틈에 창수의 발밑에 밟혀 있던 왜놈은 몸을 빼내어 잽싸게 칼을 거머쥐었다. 그러고는 칼날을 번쩍이며 달려들었다. 그 순간 김창수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칼을 용케도 피하며 왜놈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그자가 ‘억’하는 소리를 내며 거꾸러졌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동학군의 접주로 활약하며 민족무예 택견으로 다져진 창수의 몸엔 기선을 제압할 웅기(雄氣)가 서려 있었던 것이다. 김창수는 다시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칼자루를 쥔 왜놈의 손목을 밟아 눌렀다. 언 땅에 칼이 떨어졌다. 옴짝달싹 못한 채 씩씩거리고만 있는 왜놈을 바라보는 김창수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김구는 이제 할 일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았다. 살아 나갈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위기 상황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야 할 신념을 마음속에 새겨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추하고 굴욕적인 꼴을 남기지 않을 것이었다. 
‘드센 바람에 억센 풀을 알고 국가가 혼란할 때 진실한 신하를 안다’는 옛 선조의 가르침을 생각했다. ‘사육신, 삼학사는 죽어도 뜻을 굽히지도 꺾지도 않았다’는 교훈을 일깨워 주시던 고능선 선생의 말씀도 떠올렸다. 
어머니가 힘내라며 종종 읊어 주시던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라는 성경 구절도 가슴에 맴돌았다. 김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의지할 수 있는 말씀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죽음의 그늘이 눈꺼풀을 덮어 올지라도 왜놈들의 그 어떤 술책에도 굴하지 않으리라 거듭 다짐했다

김구는 하늘을 우러러 나라와 민족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리라 다짐하면서, 결단코 변절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각오를 심장에 새기고 싶었다. 그러한 결심의 표시로 김구는 이름과 호를 바꾸었다. 그렇게 바꾼 이름이 구(九), 호는 백범(白凡)이었다. 
‘백(白), 범(凡), 김(金), 구(九).’ 
그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이름을 ‘구(龜)’에서 ‘구(九)’로 고친 것은 일제의 민적(호적)에서 이탈하겠다는 강한 의지이기도 했다. 그는 백범 김구로 다시 태어났고, 이 이름은 곧 그의 인생이 되었다

백범은 거무스름한 눈자위가 움푹 패이고 거죽뿐인 볼이 오목해진 아내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뼈만 앙상한 손마디와 더욱 작아진 두 어깨를 찬찬히 쓰다듬었다. 수건에 물을 적셔 쩍쩍 갈라진 입술을 닦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행위들이 너무 늦어 버린 것만 같아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렇게 보내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백범은 애써 외면하려 안간힘을 썼다. 회한의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p.184) 

백범은 밤사이 가흥을 빠져나와 엄항섭, 안공근과 함께 남경에 도착했다. 미리 연락을 받고 진과부의 명에 의해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던 요인들이 백범 일행을 숙소로 안내했다. 이튿날 밤 백범은 진과부가 제공한 차를 타고 통역을 해 줄 박찬익을 동행하여 장개석의 자택으로 갔다. 안내해 주는 이를 따라 들어간 방에는 장개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개석은 환하게 웃으며 오래된 친구를 대하듯 아주 반갑게 백범을 맞이했다. 

1933년 5월, ‘항일’이라는 공동 전선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투쟁을 전개해 온 각 나라의 두 지도자가 한 자리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는 순간이었다. 

당시 일반 노동자의 한 달 급여는 30원 정도였다. 그런데 백범 한 사람 에게 걸린 현상금은 자그마치 60만 원이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를 백범의 목에 내걸 만큼 백범에 대한 일제의 두려움과 경계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던 것이다. 곳곳마다 백범의 얼굴이 벽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일제의 감시는 치밀하고도 집요하게 백범의 활동 반경을 조여 왔다. 어딜 가나 정탐꾼들이 득실거렸다. 백범의 신변은 어디서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다

“빛과 어둠 중 지금 우리는 흑운이 짙게 깔린 어둠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어둠의 마수가 영원할 줄 알고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동족의 피를 빨아 살아가고 있는 ‘어둠의 자식들’이 많다는 것은 고국 생활에서 보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인아, 신아, 잠 못 이루던 밤에 경험해 본 적이 있겠다마는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새벽은 머지않았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시절의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의로운 이들에게 머지않아 찬란한 광명은 비춰 오 ---본문 중에서